[서울여행] 햇빛 좋은 날에 떠난 삼청동 나들이
일자리를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이유로, 바로 이직 준비를 시작했다. 그래서 주말 아르바이트도 관두지 못했고 5월 초 연휴에도 계속 일을 해야 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5월 5일 하루만은 지켜냈다는 거ㅜㅜ 그런 고로 봄을 맞아 남친님과 함께 삼청동 나들이를 떠났다.
버스에서 내려서 풍문여고 옆을 걷는 길! 담쟁이 색깔이 담이랑 참 잘어울린다.
만나자마자 배가 고픈 우리는 풍년쌀농산에서 가뿐하게 점심 한끼를 해결했다. 쌀떡볶이 맛이 진짜 집에서 해 먹는 떡볶이 맛이라 자극적이지도 않고 딱 좋았다. 순대는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어야 제맛. 그리고 후식은 달달하고 시원한 식혜로~_~이 날 진짜 더웠는데 식혜 덕분에 더위가 가셨다.
삼청공원을 향해 쭈욱 걸어가는데, 날이 날인지라 참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다. 지금 포스팅하며 생각하는거지만, 이 날 어떻게 여길 갈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ㅋ 명동보다 더 붐빈 듯.. 삼청동 특유의 좁아 터진 길이 이날따라 더 좁아서 사람들이 차도로 걷는 정도였다.
겨우 인파를 뚫고 도착한 곳은 삼청공원에 들어가기 전에 있는 작은 숲(?) 이라고 하기도 뭐한데 어쨌든 나무가 많으니 숲이라고 해야겠다. 어떤 아저씨가 물가를 바라보며 웃음 짓고 있길래 저 아저씨는 왜저러지..? 하며 좀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그 정체는 커다란 멍멍이!! 물 속에 퐁당 적시고 들어와서 그런지 온 몸의 털이 젖어 있었다. 아... 진짜 귀여웠다ㅜㅜ
주인님이 이리 가자고 해도 안가고 뻐팅기는 넌 뭐란 말이니?>_< 주인이 아무리 불러도 더 놀자고 가만-히 서서 기다린다. 그러다가 나한테 이렇게 달려와서 젖은 털을 부비부비 하더니 다시 주인을 쳐다본다.
친구야 그럴거면 얼른 주인님을 따라가지 그러니. 저 발바닥이 너무 귀여워서 잡고 춤까지 추고 싶었다. 안녕 멍멍아 재미지게 놀다 들어가렴.
삼청공원을 향해 걷는데 나무가 언제 이렇게 우거졌는지 아주 푸른 색이 가득했다. 어린이날이라 그런지 엄마 아빠가 애기들을 데리고 많이 나와 있었는데 우리 엄빠도 모시고 나올걸 싶었다. 자식 키워봤자 소용없다던데 내가 그러고 있당.
분명 천천히 걷고 있는데도 이 날 날씨가 굉장히 더워서 땀이 주륵 주륵 났다. 결국 얼마 걷지 못하고 중간에 정자에 앉아서 쉬는데 가만히 앉아 있으니까 또 이상하게 바람이 불면서 땀을 식혀줬다. 그래.. 날씨가 이 정도만 해도 살 맛 나지ㅜㅜ 여름아 오지 말렴..
뛰어가는 애기를 제대로 포착해서 딱! 예쁘게 찍고 싶었는데 흥칫뿡이다 완전 흔들렸다. 패닝 실패. 애들이 이렇게 뛰놀고 있으니 진짜 어린이 세상 같았다.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던 여기는 매점인가? 하면서 둘러보는데 삼청공원 숲속 도서관이었다. 저런 숲속 도서관이라니?? 굉장한 호기심에 들어가보고 싶었다.
슬쩍 겉에서 둘러보니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가족들이 주로 많았는데 참 보기 좋은 것 같았다. 부모님이랑 책 읽고 도서관 다니는 게 애들한테도 참 도움이 많이 되겠지?
문을 보니 마침 사람들이 나오길래 들어가봤다.
직원들은 음료 만들랴 메뉴 만들랴 정신이 없고 사람들은 여유롭게 책을 읽으며 쉬고 있었다.
이렇게 큰 창을 만들어 놓고 탁자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해 놓았다니, 우리 집에도 이런 공간이 있었으면 나도 책 많이 읽었겠지(?)
은근히 좁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또 있다! 유아 서적이나 아동/청소년 서적이 아래쪽에 있나보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해서 나는 패스.
도서관을 나와 나가는 길에 있던 꽃밭! 원피스나 핸드폰 케이스에 있는 패턴이 생각났다 ㅎㅎ 어릴 적에는 이런 꽃밭에 얼굴을 대고 있으면 어디선가 벌이 붕붕 날아오곤 했었는데, 요즘은 벌 보기도 힘든 것 같다.
남친님은 저거 꼭 해보고싶었다며 달려가더니 칙칙 바람을 쏴댔다. 굳이 뭐가 묻은 것도 없었는데 왜.. 덥다며 얼굴에다 하려 하길래 뜯어말렸다.ㅜㅜ
삼청동이 각종 프랜차이즈와 화장품 로드샵으로 가득차기 이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엄마 세대 때에는 삼청동 정말 예뻤다고 하시던데.. 골목 골목을 걸어다니며 발견한 누군가의 집 대문을 보니, 회화 작품에서 봤을 듯한 이미지 같다. 사진은 이래서 좋다. 내가 직접 그리지 않아도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
저것은 개구멍인가.. 무엇에 쓰는 구멍인지는 모르겠지만 벽돌 담과 매우 잘 어울렸기에 찰칵 했다.
토토로가 의자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나보다. 카페 창문을 통해 음료를 주문하고 여기서 앉아서 기다리는 건가보다. 귀여워라..
삼청동에 그렇게 자주 다녔었는데 삼청 기차 박물관이라는 곳은 이 날 처음 알았다. 빅뱅이론 쉘든이 좋아할만할 것 같았다.
슬슬 저녁을 먹으러 가려는데 풍문여고 옆 골목에서 음악 소리가 들렸다. 찾아가보니 '촛불하나 외국인'이 있었다!! 이름도 모르는데.. 얼굴은 굉장히 익숙해서 꼭 연예인 보는 기분이었다.
한국말이 정말 능숙하셔서 너무 신기했다. 옆에서 바이올린 켜는 분이랑 이것저것 상의를 하는데 그냥 한국인 발음ㅋㅋ 기타 줄이 하나가 끊어졌지만 그냥 연주해보겠다고 하며 연주를 시작했다.
처음엔 외국인 아저씨가 기타 치는게 너무 좋았는데, 점점 듣다보니 바이올린 연주를 정말 잘하셔서 눈이 돌아갔다. 얼마나 많이 연습하면 이 정도로 연주를 할 수 있으려나? 연주가 끝나자 외국인 아저씨는 쿨하게 "아 그냥 저희 연주하고 싶어서 한거니까 팁 안주셔도 돼요~"라고 외친다. 음.. 그렇게 말해도 기타 가방은 열려 있었는데..ㅎㅎ 어쨌든 좋은 노래 들려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유아인: 쌍큼한거 조아해?~ㅎㅎ 라고 묻는 맥도날드 광고 속 물건. 상큼한거 좋아하긴 하는데 이 음료는 굉장한 껌맛이다. 블루베리 껌 맛의 액기스라고 할까나? 상큼하긴 했다. 껌맛이라서 그렇지... 슬슬 날씨가 흐려지길래 오늘 서울 나들이는 이것으로 마치기로 했다.
다음에 삼청동 놀러 갔을 때에도 이런 재밌는 이벤트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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