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하는 이야기/한국

엄마와 함께 한 가을 강릉여행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엄마와 함께 한 가을 강릉여행



혼자 가려고 준비했던 여행이었는데, 어쩌다보니 2박3일 놀다 겨우 집에 오신 엄마랑 같이 떠나게 된 강릉!

해외여행만 좋아하다가, 스스로 준비해서 뚜벅이로 떠난 국내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굉장히 설레기도 했고 '한국인데 별 일 있겠어' 하는 생각에 쉬울 거란 생각도 했었지만, 초반에 숙소 예약하다가 10만원 가까이를 날릴 뻔 해서 십년 감수를 해야 했다.


6개월 동안 인턴을 하면서, 정직원 전환이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을 판단하고 그 동안 수고했다는 의미에서 혼자서 계획했던 여행이었다. :) 아껴뒀던 월차도 꾸역 꾸역 이 기간에 넣어, 총 5일의 휴가기간이 있었지만 강릉 여행은 1박 2일이면 충분 할 것 같아 여유있고 간단한 여행을 준비했다. 


엄마와 둘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강릉시외버스터미널까지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갔다. 언제 엄마랑 이런 얘기들을 나눴으려나ㅜㅜ 매번 맞는 말만 하는 엄마랑 이야기하는 시간을 어쩌면 피해왔던 것 같기도 하다. 


강릉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강릉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여행 전에 알아보았던 강릉 중앙시장의 맛집에 가기 위해서였다. 중앙시장 자체도 구경거리가 많았지만, 유명하다는 '닭강정'은 사실 어디서나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엄마와 나의 시선을 이끌었던 것은 좀 더 특별한 것이었다. 분식집도 아니고 닭강정도 아닌 그것은 바로 "삼숙이탕"! 삼숙이탕을 전문으로 하는 해성횟집으로 갔다. :D


가게 외부에는 다양한 메뉴가 적혀 있지만 이곳의 메뉴는 단 두가지! 삼숙이탕과 알탕이다.


할머니 세 분이서 장사를 하고 계셨고 옛날 시골 할머니 집 같은 분위기이다. 손님이 많을 때에는 음식 준비나 반찬 준비가 조금 늦어지시지만 꼭 잊지 않고 알아서 잘 챙겨주시니 재촉은 안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삼숙이는 강릉 쪽에서만 잡히는 생선이라고 한다 '-' 뭔가 그 지역만의 특별한 음식이 더 땡겼다. 왼쪽이 알탕, 오른쪽이 그 유명한 삼숙이탕♥


강릉 수산시장에도 들러 집으로 가져갈 것들을 구입하고 리조트로 출발! 평소 같았으면 리조트는 무슨 리조트 게스트하우스! 를 외쳤겠지만 이번 여행은 나에게 주는 쉼이며 선물이었기 때문에 큰 맘 먹고 지른 메이플 리조트!! 그 동안 너무 빌빌 거리며 돈 쓰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써왔다. 이번 여행은 써야 할 때!



메이플 골프&리조트 입구


리조트 앞은 이렇게 한산한 해안 도로이다. :) 한적하여라.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방을 혼자서 묵으려고 했다니 제대로 사치 부리려고 했나보다 허허


리조트에서 5,000원만 내면 자전거도 빌려준다기에 얼른 달려가서 좋은 자전거를 골라 탔다. 리조트 바로 앞에 있는 도로가 해안 도로인데 차가 거의 없어서 자전거 타고 놀기에 굉장히 좋다! 바람도 선선하고 바다 냄새도 진-하게 나고 기분 좋은 강릉이다~


자전거 타고 가다가 발견한 억새밭. 하늘공원 억새축제 안 가도 안 부럽다~_~


리조트 앞 해변은 군부대 시설로 정해진 시간 동안만 개방을 한다. 그 덕분에인지는 모르지만 사람도 거의 없고, 쓰레기가 전혀 없다! 사람의 발길이 많이 가지 않은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조용하면서도 여유를 즐기기에 아주 좋은 해변이었다. :)


간간히 몇 사람의 발자국이 보이고, 나머지는 갈매기 새들의 발자국(귀엽다)!


바다 색깔이 눈물나게 예쁘다 엉엉 보기에도 예쁘지만 소리도 좋아서 핸드폰으로 녹음도 했다. 밤에 잘 때 잠 안오면 바로 틀어서 자장가로 써야지.


멍하니 바다를 보고 있는데 엄마가 뒤에서 찰칵! 파도가 높아서 저렇게 앉아 있다가 신발 다 젖을 뻔 했다.


동해에 있는 비단조개 껍질도 줍고! 그거 주워서 뭐할거냐는 엄마 잔소리도 듣고!


근처에 공군 비행장이 있어서 아주 조용한 것은 아니지만 덕분에 하늘은 아주 예뻤다. :D


엄마랑 둘이 나란히 앉아서 그림자 사진 찍기. 이야기도 도란도란.


리조트 근처에는 먹을 곳들이 없다고 하던데, 웬걸 자전거로 2분이나 걸어서 10분 정도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맛집으로 유명한 섭국 세자매 횟집이 나온다! :D 물회는 10,000원이었는데 참가자미 회가 세꼬시로 송송 썰려 들어가기 때문에 쫀득쫀득 오독오독한 식감을 자랑한다. 국물 베이스로 과일즙을 넣는 건지 굉장히 향긋하고 달콤한 맛이 났다! 물회 처음 먹어보는데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 저녁은 물회로 마무리 하고, 엄마와 함께 리조트로 천천히 걸어와 시장에서 사온 오징어회를 섭취♥


그렇게 하루가 가고, 자쿠지 욕조에서 엄마랑 둘이 들어가서 이야기도 하고 밤바다도 보며 여유있는 쉼을 즐겼다. 다음날엔 리조트 조식을 먹어봐야지 하며 일찌감치 잠들어버렸다.


아침에 일어나서(조식 먹으려고 일어남) 준비를 끝내고 리조트 레스토랑으로 내려와 조식 뷔페를 즐겼다. 조식은 뷔페식이었는데 난 고기 식단 위주로 먹은 것 같다. 베이컨이 잘 구워져서 맛이 좋았다! 오렌지와 파인애플도 굉장히 달콤했다. 15,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그닥 대단한 구성은 아니었지만, 리조트 조식으로는 이 정도면 저렴하다고 생각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게다가 음식 맛도 다 좋았고. :) 



리조트 체크아웃을 하기 전에 조식을 먹고 나와서 다시 한 번 해변으로 나왔다. 아침이라 더 조용하고 한적한 강릉 바다! 바닥에 그냥 털썩 주저 앉아서 파도 소리를 듣다보니 돗자리 깔고 잠을 자고 싶어졌다. 자장가 같은 파도소리♥


엄마와 함께 리조트를 나와, 강릉 안목해변 카페거리로 왔다. 이곳이 유명하다는데 전혀 유명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첫 날에도 이곳을 먼저 방문하지 않은 이유는 아직 모래 유실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포크레인이 바다를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상했던대로 포크레인이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다행히 스타벅스 카페 앞은 아무것도 없었다! 강릉 안목해변 카페거리에 위치한 스타벅스는 해변이 보이는 좋은 자리이기도 했지만 내부도 넓어서 쾌적했다.


이벤트에 당첨된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에 차액을 더해서 마신 딸기 딜라이트. 건너편에 보이는 할리스 커피가 더 전망이 좋다고 해서 그런지 사람이 많았다. 스타벅스도 안목해변이 이렇게 탁 트이게 보여 굉장히 좋았다!


부두가를 걸으며 찍은 안목해변 사진. 저 멀리 포크레인도 보이고 공사중인 공간도 보인다. 잔잔한 파도를 보다 보니, 강릉 바다가 이렇게 투명하고 예뻤나 싶기도 했다. 여름에 여기서 수영하고 놀면 정말 재밌겠다. 스노쿨링♥


안목해변에서 일찌감치 강릉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는 길에 만났던 순박한 강릉토박이 버스 기사 아저씨, 친절하셨던 택시기사 아저씨, 슈퍼 아주머니 덕분에 이번 가을 여행은 정말 기분 좋은 여행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도 좋아야 하지만 끝도 좋아야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인데, 강릉 분들의 친절함으로 더 좋은 기억이 될 것 같다. 이번 가을에 했던 가을 강릉여행은 파랗고, 맑고 깨끗한 여행이었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