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의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에 참가한 이후, 어떤 여행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강원도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워낙 강원도를 좋아해서 강릉이나 속초는 자주 가봤지만, 이번에는 사람이 많이 몰릴 수 있는 바다보다는 피톤치드로 힐링할 수 있는 조용한 숲에 가고 싶었다. 막연하게 어디가 좋을지 살펴보던 중, <비긴어게인2> 프로그램에서 평창의 한 전망대를 봤다. 그곳에서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잔디밭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니, 저곳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바로 저기다!"
너무 충동적으로 정하나 싶었지만 나는 대부분의 여행지를 이런 식으로 정했다. 👀
근로자휴가지원사업에 참여해 40만원의 포인트가 있었다. (개인이 20만원을 부담하면 기업이 10만원을, 그리고 정부가 10만원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총 40만원의 여행 경비를 만들 수 있다.) 나는 아직 사용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비용을 강원도 평창 여행의 숙박비로 사용하고자 "휴가샵"에서 숙박비를 자연스럽게 결제 했다. 강원도 여행이었기 때문에 숙박비 5만원 할인까지 야무지게!
예약을 다 하면 아래와 같이 바우처가 발급 되고, 예약 사항을 확인하는 문자를 받는다. 호텔에 체크인 할 때에는 신분증과 이 바우처 혹은 문자를 준비해두면 좋을 것 같다.
이번 여행은 동생 부부와 엄마 이렇게 4명! 아니 동생 뱃속에 있는 미래의 조카까지 해서 총 5명(?)이 함께 다녀올 계획이었다. 공기 좋고 물 좋은 평창에 있는 우리의 호텔은 강원도 평창의 '휘닉스 평창 호텔'로, 시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산 속에 있어서 커다란 창문으로 숲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호텔 리뷰는 하단에)
우리 가족이 다녀온 강원도 평창 1박2일 여행 일정 중 첫날 일정은 이랬다.
● 점심 소고기 흡입 → 도자기 공방 체험 → 호텔 체크인 → 호텔 루지 체험 → 몽블랑 전망대
1. 평창 다솜방 한우
위치 : 강원 평창군 대화면 대화1길 10-10
횡성 근처에 있는 평창에서(?) 먹은 첫끼는 한우였다. 평창 다솜방 한우는 현지 분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고 들었는데 위치도 그런 듯 했다. 하나로 농협 마트 앞에 있는 곳이었는데, 정육 식당이어서 우리가 직접 고기 부위와 원하는 가격대로 골라 구워 먹을 수 있었다. 우린 소고기 2종류를 고르고 거기에 불고기까지..👀
소고기가 숯불 위에서 숯불 향을 적당히 머금으면, 달콤한 육즙을 한 방울도 떨어트리지 않고 소금을 찍어 행복의 나라로 다녀오면 된다.
야들야들 갈비살 먼저 먹어주고. 그 다음은 두터운 채끝등심을 툭 올려놓고 굽다가 챱챱 한 입 크기로 잘라 놓으면 익기도 참 잘 익는다. 이것도 역시 소금만 살짝 찍어서 호르릅🥩
2. 도토리 공방
위치 : 강원 평창군 대화면 대화중앙로 40
작년 이천 여행을 시작으로 도자기 체험을 좋아하게 된 동생과 나는 당연히 이번 여행에서도 도자기 체험을 찾았다. 다행히 평창에도 도자기 체험하는 곳이 있었다! 바로 '도토리 공방'. 우리가 들어갔을 때에는 바로 전 손님들이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귀여운 흔적들이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면 이렇게 구워진 도자기 본판(?)이나, 완성된 제품들이 진열 되어 있어서 어떤걸 만들지 고민되는 사람들은 이걸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보통 구워진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거나 물레를 돌려 직접 도기를 만들어보기도 하는데,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여쭤보니 물레 없이 손으로 A to Z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다. 물론 구워진 도자기에 그림만 그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기존에 구워진 모양이 아닌 다른 모양을 원해서(고생을 사서 한다) 시간이 걸릴 거라고 예상 시간도 알려주셨다. 다행히 나는 흙 만지는 것도 좋아하고,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도 좋아해서 개인적으로는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글을 쓰는 지금쯤은 도자기를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시간이 좀 걸리는 듯 하다.(약 3~4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조용히 힐링 하며 도자기를 만드는 걸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동시간대에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 와서 조금 소란스럽고 힘들긴 했지만.. 공방 선생님이 워낙 잘 도와주셨기 때문에 다행히 망치지는 않고 잘 만들고 나왔다.
3. 휘닉스 평창 호텔
위치 : 평창군 봉평면 태기로 174
루지 체험을 하기 전에 일단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기 위해 호텔로 향했다. 호텔은 휘닉스 평창 리조트보다 더 안쪽에 위치해 있는데, 피톤치드 향기 가득하고 옆으로는 계곡이 흘러 물 흐르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는 곳이었다. 아 이런 힐링을 원했다..!!
로비로 들어서서 가장 먼저 보이는 깔끔하고 세련된 내부 모습이 마음에 쏙 들었다.
체크인을 하고 동생네 부부 객실과 엄마와 내가 쓰는 객실까지 총 2개의 객실 키를 가지고 올라왔다. 슬로프뷰가 아닌 산이 보이는 전망의 고층 객실로 준비 해달라고 미리 요청 해두었기 때문에 두 객실 모두 같은 방향으로 위치해 있었다. (겨울엔 슬로프뷰가 예쁘겠지만 여름엔 굳이.. 게다가 슬로프 밑으로 캠핑장과 사람들이 뛰어 노는 잔디밭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소란스러울 것 같았다.)
방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심플한 우드톤의 인테리어가 따뜻한 느낌을 줬다. 엄마와 나는 가방만 내려놓고 여기저기 사진 찍기 바빴다. 그리고 이 호텔에서 가장 기대했던 창문과 침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아로마틱 어매니티까지 ㅎㅎ
여기서 오랜만에 인생샷도 찍었다. 내가 찍고 나니 임산부 동생도 자기도 찍어달라며 포즈를 취했다. 역시 뷰가 좋은 창문 앞은 사진 찍기 좋은 포토맛집이다.
4. 휘닉스 평창 루지(Luge) 체험
위치 : 호텔 바로 뒷편
호텔 바로 뒷편에는 슬로프가 있었는데 루지 체험을 위한 리프트와 몽블랑 전망대로 오가는 곤돌라를 운행하고 있었다.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사용하지만, 눈이 오지 않는 여름에는 이렇게 이용하는 듯 했다. 그리고 호텔 뒷편 공간에서는 잔디밭 위 캠핑존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야외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종종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야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잘 하고 있었다.
동생은 임산부라 루지 체험이 어려웠고, 엄마는 잠시 쉬겠다고 해서 제부와 나만 루지 체험을 하러 올라갔다. 헬멧을 쓰고 리프트를 탔는데 세상에 리프트가 이렇게 무서운거였나.. 안전 장치라곤 얇은 쇠막대 하나였는데 리프트가 올라가면서 흔들흔들 할 때마다 몸이 굳었다 ㅋㅋ 스키를 타러 온 적이 없어서 리프트를 타 본 적은 없었는데, 생각보다 꽤 높은 높이였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면 루지 출발장이 있다. 이곳에서 안전 교육과 간단한 조작법을 알려준다. 정말 쉽기 때문에 초등학생 아이들도 혼자 탈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안전을 위해 추월은 최대한 자제 해주었으면 한다. 앞에 할머니가 손녀 태우고 가는데 말도 안하고 옆으로 쌩쌩 지나가는게 참.. 위험해보였다.
루지는 정말 대박 존잼 꾸르잼이었다. 왜 사람들이 2회권을 끊는지 이해가 됐다. 한 번 온김에 두 번은 타고 싶은 즐거움이었다. 오사카에서 탔던 마리오 카트 만큼 오래 타지는 않고 진짜 순식간에 트랙이 끝나버리지만.. 스릴은 아니고 재미짐 점수가 넘쳐난다. 야무진 기쁨!
제부와 함께 신나게 루지를 타고 내려오니 동생과 엄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다 같이 몽블랑 전망대로 갈 시간!
5. 몽블랑 전망대
위치 : 호텔 바로 뒷편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몽블랑 전망대! 태기산 전망대라고도 한다. 이곳은 여행지를 정할 때 평창에 오겠다고 다짐하게 된 이유가 된 장소였다. 스위스에 취재차 출장을 갔던 때를 떠올리며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는데, 아까 탔던 리프트와는 다르게 지붕도 있고 문도 있으니 그나마 좀 안심이 되었다. 몇 분 정도 지나니 전망대에 도착했다.
이소라의 노래가 울려 퍼지던 곳은 온통 잔디밭에 바람은 시원하고 구름 속 노을이 보이는 곳이었다. 아래쪽으로 조금 걸어오니 갈대밭과 파노라마 뷰를 즐길 수 있는 나무 데크가 보였다. 일부러 해가 질 쯤에 올라왔기 때문에 사람들은 많지 않았고 구름 안에서 포근하게 져가는 노을은 예쁘기만 했다.
해가 질 무렵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과의 접촉이 부담되는 이런 시기에는 정말 고마운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넷이서 차례로 갈대밭도 걷고 태기산 위로 불어오는 바람도 맞으며 함께 사진도 찍고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다보니, 잊었던 여행 감성이 되살아나고 내가 얼마나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는지 새삼스레 느껴졌다.
나는 스키를 탈 줄 모르기 때문에 겨울보다는 오히려 여름에 이곳을 자주 찾게 될 것 같다. 도심의 푹푹 찌는 여름에서 벗어나, 시원한 산바람이 부는 평창, 그리고 휘닉스 평창의 몽블랑 전망대에 올라오면 내가 원하는 피서를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1년에 6번 이상 해외여행과 출장을 다니다가 코로나로 인해 비교적 고요한(?) 삶을 살고 있는데,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서 부지런히 국내여행이라도 자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으로 평창의 명물, '메밀 닭강정'을 먹고 모든 일정을 마친 후 창가에 앉아 잠시 생각에 빠졌다. 여행은 잊고 지냈던 감정과 생각들을 불러내는 틈을 만든다. 한치 앞만 보다가도 조금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도록 여유를 주기도 한다. 반강제적으로 여행을 미루고 바삐 살게 되니, 그 동안 여행하며 느꼈던 당연한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이제는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다시금 내 모토를 일깨워 몸을 바삐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여행은 미루지 말고 갈 수 있을 때 가야한다."
지금 일상이 아닌 평창에 있어 행복함을 느끼며 도자기를 만들던 모습을 스케치 하곤 기분 좋게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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