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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이야기/일본

[일본료칸] 닛코 토칸소, 첫 료칸 입성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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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료칸] 닛코 토칸소, 첫 료칸 입성기 (1)



닛코 토칸소 호텔에 도착했을 때에 이미 나는 만신창이였다. 무거운 가방을 3개나 이고지고, 산길을 올라온 이후였기 때문에 온 몸에 땀이 범벅이었다. 분명 지금은 겨울이건만.. 토칸소 료칸은 원래 접근성이 좋지 않은 곳은 아닌데, 이 날 나는 불운 중의 불운을 타고 났었다. [닛코日光] 도쿄여행 5일차(1) 닛코가는길 을 참고하시길T.T


 



이곳의 이름은 닛코 토칸소 호텔이지만 호텔이 아니라 료칸 형태이다. 굉장히 오래되어 보이는 고즈넉한 건물이었다.




입구로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로비 및 리셉션 공간. 가운데에 저렇게 난로가 있고 한켠에는 닛코의 명물 유바 제품이나 기념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직원들이 영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간단한 일본어를 알아가면 좋을 듯 하다. 나는 영어로 계속 문의하려고 했으나,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그냥 일본어로 문의를 했다. 일본어를 하는 한국인들에 대해 너무 당연시 하는 것(기분 탓인가)이 싫어서 영어를 쓰고 싶었으나 내가 너무 답답해서 그만.. 하지만 전체적인 서비스는 아주 좋다. :)




종업원의 안내로 찾아가는 내 방. 내 앞에서 등불을 들고 앞장서서 안내를 해준다. 뭔가 드라마나 만화에서만 보던 풍경~_~ 중간중간 공동 화장실이나 세척실? 같은 곳들이 있다.




내 방은 3층 맨 끝 방인 306호! 저렇게 이름표 옆에 등불을 걸어주고 가는데, 정갈하고 예쁘다ㅜㅜ 나는 일본식 방을 원했는데, 익스페디아를 통해 예약할 때 다행히 japanese room으로 큰 방이 배정 되었다! 




문을 열자마자 방 안 복도가 있고, 거실 문을 열자 따라다란따~~ 하는 러브하우스 음악이 귓가에 맴돌았다. 거실 왼쪽에는 커-다란 테이블이 놓여져있었는데, 이곳에 이불을 펴놓고 잠을 잔다고 한다. 태어나 처음 온 료칸은 기대만큼 좋은 곳이었던 것 같다..




신나서 테라스쪽의 테이블에 가방을 내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색깔도 예쁘고 가구도 예쁘고ㅜㅜ 바깥에서는 계곡물이 흐르고 나무들이 우거져 좋은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었다.




이것은 웰컴과자인것 같다. 안에 팥이 들어있는 빵인데 정말 맛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오챠까지!! 오챠 티백에는 차 가루가 곱게 넣어져 있었고 각 잔에는 뚜껑도.. 집으로 가져가고 싶었다ㅠㅠ




그리고 대망의 욕실.. 변기는 따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욕실에는 욕조가 따로 있다! 저 창문을 열면 나무와 풀숲이 있는데 무서워서 꼭꼭 잠가두었다. 




욕조 옆으로는 앉아서 간단한 세척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 이 풍경은 마치 드라마나 만화에서 주인공이 집으로 돌아와 오후로를 즐기던 그 욕실 모습이었다!! 덕후인 나는, 이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싱크로율에 감격을 하고 말았다.


 


거실 왼쪽 방에 있던 창문을 열자 이렇게 ㅌㅔㄹㅏ스가... 겨울만 아니었다면 모든 식사는 다 저기서 했을 것 같다. 바로 앞에 흐르는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신이 난 나는 유카타를 발견하고 더 신이 났다. 유카타는 처음 입어보는 것이라 입고 나가도 되는지 고민을 했지만, 인터넷 검색 결과 료칸 내에서는 입고다니는 것이라고 한다. 유카타는 실내복이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면 조금 민망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곳 유카타는 연보라색에, 파란 외투를 걸치는 것이었는데 색깔 조화가 참 예뻤다.




이미 4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도쇼구나 근처 관광지는 모두 문을 닫는 상황이었다. 방에서 짐정리도 하고 난방 셋팅을 해 놓은 다음 뒹굴거렸다. 하지만 료칸에서 온센을 하지 못하면 그것은 디쟤스터. 유카타 차림으로 뒹굴거리던 나는 얼른 세면도구를 챙겨 온천장으로 내려왔다. 온천장은 건물 밖에 따로 마련되어 있어 이렇게 외부 통로를 이용한다. 조명 빛이 참 아련아련하다.




다행히도, 그리고 당연하게도 남탕 여탕이 분리되어 있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사진 촬영을 했다.(어글리코리안) 굉장히 깔끔했고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이 바구니에 소지품을 넣고 들어가면 된다. 탕은 내부에 1개, 노천탕 1개로 되어 있고 노천탕은 바로 옆 남탕과 대나무 벽으로 막아져 있다. 나 혼자만 있는 줄 알고 참방참방 거리며 물놀이를 하고 있는데 옆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려서 매우 놀랄 노. 대나무 벽은 매우 높게 쳐져 있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여느 광고에서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를 모르겠네"라고 말했던 것이 떠오른다. 이곳 온천물은 정말 그 대사가 생각날 정도로 정말 부드럽고 찰랑거렸다. 온도도 딱 적당해서 물에서 30분은 놀았던 것 같다. 배만 안고팠어도 안나왔을 것 같다.. 



목욕 후여서 그런지 배가 매우 고팠다. 방으로 들어가서 대충 짐을 내려놓고 식사를 하러 내려왔다. 가이세키 요리는 대부분 방으로 가져다주지만, 나는 다이닝룸에서 먹는 옵션이었던 것 같다. 목욕하고 밥 먹으러 걸어가는 길이 더 좋은 것 같다~_~ 어쨌든 테이블에는 내 이름이 써져 있었고, 자리에 앉으니 이렇게 엄청나고 호화스러운 식사를 가져다주었다. 위에서부터 가라아게 튀김, 유바와 무 조림, 스시, 치즈계란찜, 그리고 국물 종류와 밥, 왼쪽에는 또 어마어마한 메뉴가.. 있었다.




스시의 찬란하고 아름다운 모습. 




유바는 닛코의 대표적인 특산품이다. 두부를 만들 때 나오는 찌꺼기?로 만든 것인데 그냥 두부 맛이다. 매우 부드럽고 담백하다. 무와 함께 조림을 한 것인지 양념이 아주 잘 베어 있어서 밥 반찬으로 딱이었다.




가라아게 튀김은 한 입 베어물자 바사삭- 소리를 내며 속살을 내비쳤다. 부드러운 치킨 살과 바삭한 튀김이 매우 사랑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이 센스를 좀 보소.. 그냥 계란찜이라고 해도 맛있을텐데 그 안에 치즈를 켜켜이 넣어두셨다.^^ 말할 것도 없다.. 사랑입니다 치즈 계란찜.




어묵인지 모를 이 통통한 재료가 국에 들어가서 맛이 좋다. 처음 보는 버섯도 들어가 있는데, 국물이 맑아서 단순한 맛인줄 알았더니 매우 깊은 맛이었다.




그리고 메인 메뉴.. 왼쪽에는 샤브샤브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렇게 불이 화르르 켜져 있는 솥에 재료를 넣고 익혀 먹는데, 익히는 동안 다른 반찬들과 재밌는 시간을 보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돼지님이 익어가시는 모습. 고기도 매우 맛있었지만 채로 썬 파의 아삭아삭한 맛이 일품이었다. 파 맛을 알면 늙은 거라던데, 이젠 나이가 먹을 만큼 먹었나보다..




그렇게 행복한 식사를 끝내고 종업원들에게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내 방에 올라오니 거실 옆쪽의 큰 방 구석에 이렇게 폭신하고 모뇽모뇽한 이불을 깔아놓으셨다. ㅠㅠㅠㅠ이것은 내가 접하던 일본 콘텐츠에서만 보던 그 이불.. 실감이 나지 않아 이불에 뛰어들어 뒹굴었다. 아직도 그 폭신하고 보들보들한 이불의 감촉이 잊혀지지 않는다.




밤 9시도 되지 않았는데 피곤함이 몰려왔다. 하지만 아직은 자기 일렀다. 가져온 쟈가비 버터맛과 음료를 마시며 TV를 틀었다. 각종 예능을 보다가 마지막으로 채널을 돌렸는데 '은혼(銀魂)'이 방영되고 있었다!! 한국에서 한글 자막으로 보던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 굉장히 낯설면서도 반가웠다. 본방사수의 기분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10시쯤이 되자, 욕실에 있는 욕조에 물을 쭈욱- 받고 반신욕 커버를 덮어 또 한번의 오후로를 즐겼다. 반신욕 커버 위에 핸드폰을 두고 나츠메우인장을 보는데, 덕후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화롭고 편안했다. 이렇게 나의 첫 료칸에서의 하루가 지나갔다. 


닛코 토칸소 료칸 후기(2)에서는 온천 내부와 료칸 조식 및 2일째의 석식이 공개된다. X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