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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이야기/일본

[도쿄 우에노] 도쿄여행 2일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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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우에노] 도쿄여행 2일차(2)

- 2016.01.03


(1)에 이어 도쿄여행 2일차 우에노 여행기를 이어간다. 우에노에서 보낸 하루 중, 동물원에서의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 포스팅이 길어졌다.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하진 못했지만 천천히 여유 있게 돌아보느라, 그리고 마치다에서 머물렀기 때문에 생각보다 하루가 금방 갔던 것 같다. 도쿄 크다고 생각 못했는데 지하철도 아닌 열차 타고 다니면서 정말 서울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우에노 동물원을 나오기 전 출구에서 직원에게 길을 물었다. 시타마치 풍속 자료관은 어느쪽으로 가야 하나요?라고 묻자, 지도에 그림까지 그려주면서 정말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이런 점은 꼭 배워야 할 것 같다. 일본인들은 중국인이건 일본인이건 미국인이건간에 모든 여행객들에게 참 친절하다. 시노바즈 연못을 쭉 따라 가는 길을 선택해 고모할머니와 함께 걸었다. 저 멀리 아사쿠사쪽의 도쿄 스카이트리도 보였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오리배도 타고 노를 저으며 뱃놀이도 즐겼다. 겨울 여행이라 삭막할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따뜻하고 사람들이 활동적이었다. 




역시 이런 호수에는 커플들이 많다. 가족단위 관광객도 많지만, 커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하하호호 웃으면서 노를 열심히 저어 간다. 오리배 페달도 열심히 밟는다. 햇볕도 좋고, 호수는 잔잔하고, 산책로는 조용했기 때문에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고모할머니와 호숫가에 앉아서 가져온 차를 한 잔씩 나누어 마셨다. 이런 여유로움은 오직 여행만이 줄 수 있는 것 같다. 행복하다.  




천천히 걸으며 시타마치 풍속자료관으로 들어왔다. 규모는 작았지만 내부는 잘 꾸며놓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1월에는 정월 이벤트로 3시부터 5시 사이에 특정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나는 1시가 다 되어 도착한데다가, 주변 관광할 것들이 아직 많았기에 천천히 건물 내부를 둘러보기만 했다.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전통 놀이(?)를 가르쳐주고 계셨다.  




우리나라 70년대 생활상 박물관처럼, 옛날 일본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었다. 불량식품부터 딱지나 뽑기같은 장난감도 많았다. 




가장 윗층으로 올라오니, 다양한 놀이기구를 직접 갖고 놀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그 공간 한켠에는 이렇게 판화를 찍어내는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진지한 표정으로 저 많은 그림들을 찍어내고 있었다. 그림 한 장 가져도 되냐고 물으니 굉장한 짜증을 내시며 찍어내고 있으니 마른걸 가져가라고 하신다. 그 옆에서 고모할머니가 우리는 입장료도 내고 왔고, 가져가도 되는거면 가져가는거지 왜 짜증을 내냐며 반박해주셨다. 당황..ㅎ_ㅎ 열정의 판화찍기 할아버지 안녕히 계세요.. 



판화가 참 예뻐서 의미는 모르지만 한 장을 조심히 가져왔다. 옆에 봉투도 있어서 쏙 넣어서 가져왔다. 




그 옆에는 전통 놀이를 해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꼬마 애기가 먼저 앉아서 놀고 있었다. 조그마한 손으로 요리조리 맞춰가며 노는게 귀엽다. 고모할머니가 건너편에 앉아서 다른 놀이를 하셨다. 




나도 해보려고 앉아서 요리조리 맞춰봤지만 난 테트리스도 못하는데다가 답답해서 죽는 줄 알았다.





자료관 풍경들. 옆에 작게 오미쿠지를 뽑을 수도 있었다. 




자료관을 나가다가 한 켠에 마련된 기념품 코너에서 일본 딱지? 같은 것을 구입했다. 딱지를 치려고 산 것은 아니고, 딱지에 그려진 삽화가 굉장히 일본스럽고 예뻤다. 고리를 달아서 내 책상 앞 타공판에 달아둬야겠다.



 

자료관 앞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고양이 귀를 세척해주고 계셨다. 그런데 고양이 표정이 가관이었다.ㅋㅋ  귀 속을 파며 닦아주면 강아지나 다른 고양이 같은 경우에 싫어할 법도 한데, 몸이 들썩이는데도 눈을 감고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따뜻한 햇볕과 주인 손에 자기 몸을 맡긴 것 같아 너무 귀여웠다. 아주머니에게 다가가 고양이가 너무 귀여운데 사진 한 장 찍어도 되겠냐고 묻자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니 팔자 좋아 보인다.




고모할머니가 라멘은 싫다고 하셔서 드시고 싶다는 인도커리를 찾아 헤맸다. 우에노에는 인도커리 맛집으로 '만트라'가 유명했다. 일본까지 와서 웬 인도커리람 하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고모할머니가 전날부터 계속 저녁을 사주시거나 입장료를 내주셨기 때문에, 드시고 싶으신 것을 대접하고 싶었다. 구글맵으로 길을 찾다가 다른 건물로 혼동하고 포기할 뻔 했지만, 오기로 찾아내서 겨우 들어왔다. 우리가 주문한 런치 커리세트(1,200엔이었던 것 같다.)는 보기엔 굉장히 별것 없어보였지만 매우 맛있었다. 양고기와 치킨 탄두리는 말할 것도 없이 커리가 정말 맛이 좋았다. 고모할머니는 본인이 계산하시려고 했는지 차이라떼도 주문해서 드셨다. 맛있게 잘 드시는걸 보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이 계산하신다는 걸 겨우 말리고 인도커리 집에서 계산을 마치고 나와 아메요코초로 향했다. 아메요코초는 우리나라 남대문시장과 비슷하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랬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도 굉장히 많았고, 명동 저리가라 하는 인파여서 여유롭게 사진을 찍으며 걷기란 불가능했다. 




고모할머니는 저렇게 시식을 많이 주면 사야할 것 같다고 지나가자고 하셨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시장 풍경은 비슷한 것 같다. 시장이 굉장히 서민적이어서 좋았다. 관광객 상대로 덤탱이 씌울 것 같은 시장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반찬거리도 사고 생필품을 마련하는 곳이라 더욱 좋았다. 




우에노에 위치한 돈키호테에 들러 아이봉, 샤론파스, 메구리수면안대 등 선물할 것들을 사고 우에노역을 향해 걸었다. 우에노는 일본에서도 서민적인 분위기를 느끼기 좋은 곳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러한 것 같다. 건물은 고층빌딩이 많았지만 사람들의 모습이 보기 좋은 곳이었다. 




우에노 역 앞에서 점(うらない)을 보는 사람들. 1월은 한 해의 첫 달이기 때문에 점을 보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그림을 그리시는 고모할머니는 옆의 초상화 그리는 사람에게 관심이 가셨는지 구경을 하셨다. 




고모할머니와 근처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들어왔다. 키위는 나의 감기를 물리치기 위한 비타민이라며 고모할머니가 사주셨다. 무와 야채가 들어간 것은 1월 7일에 해 먹는 일본 전통 죽을 미리 해주시겠다며 사셨는데, 7가지 나물로 죽을 끓여 먹는 것이 1월 7일에 하는 일 중 하나라고 말씀해주셨다. 일본은 축제도 다양하고 이런 날도 다양하고 많은 것 같다. 아보카도 치즈빵을 해먹기 위해 아보카도와 치즈도 구입! X) 코타츠에 들어가 고모할머니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오후로를 마치고 따뜻한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