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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이야기/필리핀

[필리핀 일로코스] 생애 첫 일로코스(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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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일로코스] 생애 첫 일로코스(1일차)






일로코스는 한국에서 바로 가는 직항코스가 아직 없어 마닐라에서 비행기를 타야 한다. 마닐라에서 라왁 국제공항까지는 실제로 약 1시간 정도 걸렸는데 제주도 정도의 거리라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다. 마닐라는 비가 내릴 것 처럼 날이 흐려서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일로코스는 이렇게 해가 쨍쨍했다. 우릴 반겨주는거니?




도착 입구 앞에서 필리핀관광청의 일로코스 담당자분들이 반겨줬다. 목걸이를 걸어주고 환영의 인삿말을 해주셨는데 이런 환영은 어디서도 받아본 적이 없어 감동이었다.




가장 첫번째 일정은 매우 중요한 점심식사였다. Cuisine de Iloco라는 곳이었는데, 일로카노&필리피노 레스토랑이었다. 현지 레스토랑이라니, 웰컴!!




우리는 카레카레라는 카레와 깔라마리 튀김, 포키포키라는 야채 볶음, 삼겹살 튀김인 바그넷 등을 주문했다. 사진 상단 왼쪽부터 깔라마리 튀김, 카레카레, 포키포키, 바그넷이다. 바그넷 위에는 달콤한 새우젓 같은 소스가 올라가 있었다. 튀김은 누구나 아는 맛이고 카레카레는 땅콩맛이 강한 카레였다. 고소한게 취향저격! 포키포키는 가지와 파프리카, 계란을 볶은건데 흐물흐물하면서도 알싸한 불향이 있어 밥이랑 먹기 딱!




왼쪽의 소스가 새우젓과 비슷한데, 풍미는 새우젓보다 더 깊고 달콤해서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원래는 카레카레와 함께 먹는다고 하는데, 따끈한 맨밥에 올려 슥슥 비벼먹기만 해도 충분할 것 같은 맛.. 그리고 일로코스에서 먹은 롱가니사는 팔라완이나 마닐라에서 먹은 것과는 많이 달랐다. 예전에 먹었던 건 달콤한 소스에 졸인 소세지였는데, 일로코스 롱가니사는 속이 꽉 찬 토종순대 느낌? 야채보다는 돼지 비계를 넣어 촉촉하고 씹는 맛이 좋았다. 알라뷰 롱가니사.




닭 조림이나 생선구이는 다른 곳에서도 먹어볼 수 있기에 Pass! 다른 메뉴도 많으니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꼭 일로카노 음식을 먹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이 디저트들은 꼭 시도해보길..! 왼쪽은 과일 치즈 샐러드인데, 말 그대로 과일과 치즈가 듬뿍 들어가고 연유와 우유로 소스를 만들어 먹는다. 맛이 없을 수가 없는..ㅠㅠ 푸딩도 세상존맛 그 자체. 일본 편의점에서 먹던 푸딩만큼 맛있었다. 대체로 필리핀 음식들은 짭조름한데, 이렇게 달달한 디저트로 마무리하면 좋다.




무사히(?) 점심식사를 마치고 싱킹 벨 타워(Sinking Bell Tower)로 향했다. 말 그대로 밑으로 가라앉고 있다는데, 정말로 가까이서 보니 입구가 한참이나 밑으로 내려가있다. 무너지지 않고 밑으로 꺼지는 건축물이라니 독특한 광경이었다.




싱킹 벨 타워 바로 건너편에 있던 세인트 윌리엄스 메트로폴리탄 대성당(Saint Williams Metropolitan Cathedral). 이름도 참 길다. 하얀 외벽에 푸른색 장식이 있어 정말로 단순하게도 산토리니가 생각났다.. 전혀 관련이 없다..




성당에서는 마침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다. 필리핀도 결혼식은 주로 주말에 하나보다. 덕분에 꽃과 장식품으로 꾸며진 성당을 봐서 정말 다행이었다.




다음 행선지는 말라카냥 오브 더 노스(Malacañang of the North), 말라카냥 저택. 마르코스 필리핀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살았던 저택이라는데, 파오아이 호수 앞에 있어 관광하기 좋아보였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일로코스 태생인데, 그래서인지 일로코스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필리핀 다른 지역 사람들도 관광하러 많이 오는 듯 했다.




실내로 들어오면 이렇다. 소파 색깔이 넘나 취향저격이다. 발코니로 햇빛이 들어오고 있어서 불을 따로 켜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밝았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과 이멜다 여사, 그리고 그 자녀들의 모습




2층으로 오면 파오아이 호수가 더 잘 보인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딸들이 사용하던 방. 화장대는 매우 옛날 것인데 앤틱한 느낌이 있어서 탐이 났다.




저택을 둘러보다 나오니 건너편에서 엠파나다를 팔고 있었다. 필리핀의 다른 지역에서는 엠파나다를 만들 때 흰색 반죽으로 만들지만, 일로코스에서는 아나토 씨앗 가루를 넣어 반죽이 오렌지빛이다. 합성재료를 사용하나 했는데 매우 한국적인 생각이었다.




오렌지 빛 반죽 위에 파파야와 롱가니사, 몽고빈, 그리고 가운데에 계란을 올리곤 야무지게 접어 기름에 튀긴다.




반죽이 얇아서 달고나 혹은 얇은 얼음을 씹는 것처럼 굉장히 바삭한데, 생각보다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담백한 계란과 짭조름한 롱가니사가 간을 적당히 맞췄고 아삭아삭한 파파야가 씹혀서 꼭 숙주가 들어간 만두 같았다. 러빙유 엠파나다. 여행기간 내내 이 엠파나다가 그리웠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파오아이 성당(Paoay Church, Saint Agustin Church). 필리핀에서는 Church도 성당이라고 부른다. 흰색 부겐베리아 꽃이 만발해있어 아름다웠다.




피리부는 아이도 있고, 성당 앞 커다란 나무에는 별이 반짝였다.




성당 내부 모습.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는데 화산과 지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성당의 외벽 시스템이 독특했다. Earthquake Baroque 양식이라고 한다. 성당 옆편으로 작은 정원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도 좋았다.


아래 링크에서 성당에 대해 쓴 글을 찾아볼 수 있다. :)

일로코스 파오아이 성당




그리고 다시 라왁시티의 Fort Ilocandia 호텔로 갔다. 일로코스에 머무는 2일동안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었다. 소유자가 중국인으로 바뀌면서 호텔이 모두 중국풍으로 바뀌었다는데, 규모도 어마어마하고 장식들도 화려했다. 넓은 호텔 안에는 스파, 피트니스 센터, 그리고 골프 리조트까지 있었다.




방 상태는 깔끔했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것인데도 1명당 1객실을 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여2, 남2 이렇게 쓸 줄 알았는데 각자 방이라니.. 발코니 창문을 열어보니 수영장이 보였다. 일로코스는 팔라완 취재와는 다르게 수영 일정이 없어서 수영복을 챙겨오지 않았는데, 수영장 상태가 너무 좋아서 호텔에서 파는 수영복을 단숨에 고르고 구입했다.




큰 호텔을 정처없이 떠돌다가 바다로 가는 길이 있어 쭉 따라갔더니 이런 풍경이.. 마침 해가 지고 있어 노을이 보였다. 주홍빛과 보라빛이 어우러졌는데 사진에 다 담지 못해 아쉽다.




조용히 파도 소리도 듣고,




파도랑 밀당 놀이 하다가 잔망스런 발자국에 놀랐다. 같은 원정대였던 언니와 서로 뒷모습 찍어주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배가 고파져서 파오아이 성당 앞 헤렌시아 카페(Herencia Cafe)로 왔다. 여기서도 일로카노 음식을 실컷 먹었다. 롱가니사도 맛있었지만 이곳은 바그넷이 유난히 맛있었다. 처음 Cuisine de Iloco에서 먹었던 바그넷보다 훨씬 촉촉, 바삭. 우베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할로할로와 수박 주스로 달달하게 식사를 마무리 했다.


생애 첫 일로코스 여행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아래는 일로코스를 여행하는 내내 먹었던 것들을 정리한 글이다.

뭘 먹어야 할 지 모를 때 참고하면 좋다. :)


 일로카노 음식 BEST 7 

http://www.travie.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