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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이야기/모로코

[모로코_마라케시] 쿠킹클래스 in 마라케시(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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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_마라케시] 쿠킹클래스 in 마라케시(2일차)






아침에 눈을 뜨니 새소리가 가득했다. 마치 어느 국립공원이나 휴양림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쾌한 소리였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세수도 하고, 선크림을 챠덕챠덕 바르고 눈썹도 심혈을 기울여 그리고 아침을 먹으러 나왔다. 새소리를 BGM으로 정갈히 아침 먹을 준비를 하고 카디자가 차려주는 모로칸 전통 식사로 아침을 맞이했다.




모로코 사람들은 아침을 간단히 먹는데, 빵과 여러 종류의 잼이나 치즈를 발라 먹는다. 그리고 오렌지 주스는 무조건 착즙으로 짜서 주는데, 아프리카에서의 오렌지는 당도 300%라 주스 맛이 꿀맛이다ㅠㅠ 잼도 대단한 맛이다. 그 흔한 딸기잼도 딸기 향이 200% 업그레이드 되어 착향료 먹는 줄 착각할 정도로 풍미가 대단했다. 나머지 이름을 까먹은 과일잼과 선인장 잼도 맛있었다. 버터와 잼을 같이 발라 먹으면 이곳이 바로 세상 천국.




오늘은 숙소에서 쿠킹클래스를 하는 날이었는데, 수업이 끝난 후에는 마라케시를 둘러볼 예정이라 수업 전에 사막투어를 신청해야했다. 일찍 일어나서 천천히 아침을 음미하고, 9시 30분쯤 나왔다. 첫 날 이곳저곳을 알아보다가 알게 된 MIFTAH ABDELGHANI TOUR로 다시 찾아가서 내가 사막투어를 하는 날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모였는지 알아볼 셈이었다. 숙소를 나오자마자 보이는 아침 풍경!




투어회사로 가서 몇 명쯤 모였는지 물어보자, 아직 모이지 않았다고 했다. 아직 기간이 있어서인지 사람들이 어느정도 올 지는 모르겠으나 매번 투어는 15명이 꽉 찬다고 했다. 그리고 그곳 사장(?)은 내가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고, 여자 혼자 여행하면서 걱정되는게 많은걸 안다고 했다. 어딜 가나 비슷한 조건일 것이며, 만약 택시를 태워주는 투어가 있다고 해도 가격은 동일할 것이라고 했다. 본인들이 꼭 택시를 찾아줄 것이며 페스로 같이 갈 사람들을 찾아줄 것을 약속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결코 친절하고 상냥한 말투는 아니었다. 본인들이 보장할테니 걱정 말라는 식도 아니었다. 그냥 본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이런데 이렇게 하는게 어떤지 제안 하는 정도? 절박함이 없어 묘하게 신뢰감이 들기도 했다..)


여러 투어 회사를 알아보면서 지치기도 했고, 사장이 자기 휴대폰번호와 택시를 꼭 찾아줄 것을 약속해주는 것을 보고 이곳에서 투어를 신청해버렸다. 아.. 알아보고 다니는 것도 체력 소모가 어마어마하다. 마치 마음에 드는 디자인과 색깔, 가격을 찾아 헤매며 쇼핑하는 기분이었다. 사막투어를 신청하고 나오니, 발걸음이 매우 가벼웠다.




그러다가 혹시나 해서-항상 혹시나가 문제다. 이미 투어 회사를 다 결정해버린 마당에 도대체 왜 이런 마음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알고 싶은 '정보'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호기심이었던 것 같다-마지막으로 한 군데의 투어회사에 더 들러봤다. 역/시/나, 마지막에 들른 곳에서는 사막투어 이후에 '보장하고' 택시와 동행을 구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사하라 익스페디션의 분점이었는데, 본점에서 그런 프로그램은 어딜가도 찾을 수 없다고 했던 것과는 달랐다. 이곳 위치와 정보는 아래 글에 작성해뒀다. 어찌됐든 투어비를 모두 지불하고 나온 상태였기 때문에(돌아가서 환불해달라면 해줬겠지만) 아쉬웠지만, 내 (굉장히 많은) 질문을 다 받아주고 친절히 답변해준 것이 고마워 그냥 그대로 진행하기로 마음 먹었다.

※ 마라케시 사막투어 선택하기





리야드에서 진행되는 쿠킹 클래스는 다른 곳보다 조금 더 저렴하고, 조금 더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다. 오늘은 나까지 포함하여 3명이 신청을 했는데, 독일에서 온 러블리한 부부가 있었다. 스티브와 프랑스였는데, 프랑스는 본인 이름이 그 '프랑스(france)'가 맞다고 했다. 독일에 살지만 영국인들이어서 영어 발음이 매우 교과서적이고 알아듣기 좋았다. 시장으로 출발하기 전 어제 구입했던 빨간색 젤라바로 갈아입고 나왔더니 모두가 칭찬해줬다. 한국에서 외국인이 한복 입고 나온 거랑 똑같은 것이었지만 이게 바로 외국인의 특권 아닌가. 남의 나라 전통의상을 내 옷 입듯이 입을 수 있다는 게 이방인들의 장점이다. ㅎㅎ




11시가 되자 리야드 주방장 카디자와 모두 함께 리야드를 나섰다. 근처 작은 수크에서 현지 식재료를 팔고 있었다. 음식의 메인이 될 닭고기부터 사러 갔다. 작은 닭고기 가게였는데, 생닭고기가 늘어져 있고 뒷편으로는 살아있는 닭들이 그 모습을 모두 지켜보고 있는 잔인한(?)구조였다. 닭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곳이었다..

 




얼른 닭을 사고나서 카디자를 졸졸 따라다니며 다양한 식재료를 구경했다. 감자, 당근 등은 우리나라와 똑같았지만 민트 잎이나 고수, 올리브와 향신료들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신기해 현지 시장 신기해.. 





향신료 가게에서 본 소금에 마리네이드 한 레몬, 그리고 헤리사(Harissa)라는 소스는 정말 독특했다. 레몬은 세상 짠맛이면서도 상큼했고, 헤리사는 우리네 고추장과 비슷하지만 좀 더 들큰하고 맵지 않았다. 카디자가 이 소스를 나에게 먹이곤 반응을 살폈는데, 매운 걸 먹지 못하는 나도 전혀 맵지 않다고 하니 모두 신기해했다.





마지막으로 숙소 근처에 있는 굴에 들어갔다. 다들 들어가길래 따라 들어갔더니 그곳은 굴이 아니라 '빵굼터'였다! 커다란 화덕 하나에 빵을 반죽해서 넣고 꺼내는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었다. 우리는 바로 나온 빵 몇 개를 구입하고 나왔다. 식기 전에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라는 설렘과 함께><





모든 재료를 구입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이곳에서 카디자가 피망과 토마토를 불에 그을려서 껍질을 벗기고, 피망을 야들야들하게 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살벌하게 불에 그을리는 이유는 불 향을 머금게 하고 껍질을 쉽게 벗기기 위함이라고 했다. 




닭고기를 씻고 생강 가루와 우유에 재워놓는 동안 스티브와 나는 고수를 손질하고 다졌다. 한국에서는 고수를 한 입도 먹지 못했는데 다지는 과정에서 향이 정말 좋게 느껴졌다. 프랑스는 이름답게 불어까지 완벽하게 구사할 줄 알아서, 카디자에게 모든 설명을 듣고 영어로 번역도 해줬다. 




양파를 갈 때에는 국적을 떠나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울었다.




고수 다지기도 마무리 하고 모든 재료를 손질한 후 재워둔 닭고기를 인원수에 맞게 분배했는데, 닭 근위(닭똥집)를 아무도 안먹는다기에 내가 먹겠다고 했다. 이게 얼마나 맛있는지 설명해주자 한 입씩 먹어보겠다고 했고 스티브와 프랑스의 접시에 나눠줬다. 





준비한 재료로 양념을 만들었는데, 양파 물과 고수, 큐민과 사프란 등을 넣고 소금에 절인 레몬 속을 긁어 넣었다. 껍질은 타진의 가장 맨 위에 고명처럼 올라갈 예정이라 속만 긁어서 넣었는데, 슬쩍 냄새를 맡아보니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어디서도 먹어본 적 없는 요리인데 정말이지 친숙했다.




열심히 만든 양념을 닭고기에 발랐다. 모로코도 양념을 만드는 과정이 요리 과정의 절반이나 차지한다. 양념에 정성을 쏟는만큼 맛있는 요리가 될 것 같아 기대감이 커졌다.




각자의 타진 그릇에 다진 양파를 두고 그 위에 닭고기를 올렸다. 남은 양념으로 이불을 만들어준 후 사뿐하게 타진 뚜껑을 덮고 기다렸다.




카디자가 토마토 껍질과 레몬 껍질로 만든 꽃 장식! 금손이 따로 없다.





기다리는 동안 전통 모로칸 샐러드를 만들었는데, 그 방법도 두 가지였다. fresh하게 먹거나 익혀서 먹는 것! 손질해뒀던 토마토와 피망, 고수를 넣어 만드는 것이었는데, 살짝 맛을 보니 소금과 큐민으로만 간을 맞춰도 그 맛이 기가 막혔다. 샐러드를 올려두고 테이블을 셋팅하는 사이에 모든 요리가 완성됐고 카디자가 음식을 하나 둘 가지고 나왔다!




두둥! 이것이 진정 우리가 만든 것인가@ㅁ@ 의심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모로코의 전통 요리 치킨 타진이 주인공이었고, 프레시 모로칸 샐러드와 익힌 모로칸 샐러드가 사이드 디쉬로 존재감을 뽐냈다. 예쁜게 먹기도 좋다는데, 카디자의 장식 솜씨가 없었으면 덜 맛있었겠다.. 이 모든 과정을 귀찮은 기색 없이 친절히 알려준 카디자에게 감사함을 표했고 배가 고파진 우리는 각자의 접시를 비워냈다. 닭근위는 생각보다 맛이 좋다며 호평을 받았다. 여태껏 먹어본 치킨 타진 중에 제일 맛있었다.. 치킨 살이 무슨 한국 토종닭 살처럼 쫀득하니 식감이 좋았다. (아까 정육점 잔인하다고 한 거 왜그런거..) 익힌 모로칸 샐러드와 프레시 샐러드도 모두 넘나 맛있었다. 레몬과 소금으로만 간을 한 건데, 이미 그 자체로 완벽했다. 다 흡입해버리고 나니, 프랑스가 나보고 그게 다 어디로 들어간거냐고 물었다. ㅋㅋㅋ




스티브와 프랑스는 조금 피곤해서 낮잠을 잘 거라고 했다. 나는 시간 가는게 아까워 마라케시의 오후를 즐겨보기로 했다. 11시에 시작한 클래스가 끝나고 3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는데, 아나스에게 물어 포토그래피 사진 전시장(Maison de la Photographie)알리 벤 유세프 메데르사(Ali ben Youssef Medersa)를 가기로 결정 했다. 유세프는 가는 길이 복잡했지만 아나스가 알려준대로 가니 길이 어렵지 않았다. 나도 만약 현지인이었다면 이 복잡한 골목골목을 다 꿰뚫고 있었을까@.@




유세프는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스페인에 가본 적이 없어 큰 감흥은 없었다. 그것보다 이곳이 교육 기관이었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 모로코 사람들은 이렇게 예쁜 건축물에서 공부를 했다니..





많은 학생들이 공부했다는데, 수많은 교실과 기숙사 같아 보이는 방이 참 신기했다. 각 방에는 창문이 하나씩 있었는데 그 창문으로 건너편 방이 보이기도 했다. 아니 무슨 창문 하나를 만들어도 이렇게 예쁘게 만들었읍니끄아..




건축물을 장식하고 있는 수많은 타일의 문양도 그렇고 장식품도 모두 아름다웠다. 터키 여행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아무래도 이런 아름다운 이슬람 문양도 이슬람 국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쪽빛과 파란색, 초록색이 엉켜서 정교한 문양을 그리고 있는게 정말 아름다웠다.




2층 창문 정 가운데에서 빨간색 두건을 두르고 화보촬영 하는 것처럼 하루종일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국인이 진상이란 생각을 했지만, 나도 누군가와 함께 와서 같이 사진 찍어주고 했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이럴 때에는 혼자 여행하는게 쓸쓸한 것 같다. 스페인 여행객들에게 부탁해서 내 사진도 찍었다. 쿠킹클래스 직후에 바로 와서 빨간 젤라바가 초록빛 타일과 잘 어울렸다.





아름다운 유세프를 뒤로 하고 나와 사진 전시장으로 향했다. 다양한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 곳인데, 마라케시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 도보로 접근하기 쉬운데다가 인물사진을 찍기 어려운 모로코에서 다양한 인물사진을 볼 수 있다.




사진 보러 가는 길. 마라케시의 골목은 그냥 봐도 아름답지만, 여기에 사람이 있어야 더 아름답다. 마라케시에서는 구글맵이 소용 없다는데, 근거리 이동할 때에는 매우 유용했다. 유세프에서 포토그래피 사진 전시장으로 가는 길을 아주 똑부러지게 알려줘서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맵도 잘 되겠다, 해도 아직 중천에 있겠다, 아주 걸음에 자신감이 있었다. 알 수 없는 자신감이었는데, 5분이 조금 넘는 거리였지만 아주 거침없었다. 자신있게 도착해보니 입장료가 40디르함이나 한다. 유적지도 아니고 무슨 입장권이 이렇게 비싼가 싶어서 잠시 뒷걸음질 쳤지만 안그래도 인물사진 찍기 어려운 모로코에서 인물 사진을 마음껏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그냥 들어갔다. 게다가 마라케시까지 와서 그깟 40디르함(약 5천원) 아끼자고..






사진들은 꽤나 볼만 했고 여기 트레이드마크인 베르베르족 아저씨의 사진도 봤다. 옛 모로코인들의 얼굴을 보니 뭔가 아련하면서도 신기했다. 조선시대 한국인들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었지만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로코인들의 모습이 더 인상 깊었다. 인물 사진 찍기 힘든 모로코인들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정말 좋았다. 게다가 기념 엽서나 자석 등도 판매했다. 럭키!




오후가 되가면서 날씨는 더욱 더워졌는데, 다행히 옥상에 테라스 카페가 있었다. 사진 구경을 마친 후 휴식을 취하러 올라갔더니, 서양인들이 햇빛을 향해 앉아있어서 그늘 자리가 비어 있었다. 한국 같았으면 사람들이 모두 그늘에 몰려 앉고 햇볕이 드는 자리가 비어 있었을텐데, 이럴 땐 동양인이라 좋다. ㅎㅎ




적당히 풍경도 보이고 아잔 소리도 들리고 나른해졌다. 민트티와 미네랄 워터를 시켜놓고 언니랑 스카이프 통화를 했다. 두바이에 있는 언니는 어떻게 자신을 두고 모로코를 갈 수 있냐고 잔소리를 했지만 은근 부러워하기도 했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오래 통화하며 시간을 보냈다.




생각해보니, 오늘의 일정은 이것으로 끝내도 좋을 것 같았다. 이런 여행이 좋다. 쫓기지 않고 가고 싶으면 가고, 멈추고 싶으면 멈출 수 있는 여행! 한국에서는, 현실에서는, 잠시라도 멈추면 뒤쳐지는 기분이 든다. 게다가 정신 차리지 않고 뭘 하고 있냐고 '걱정거리'가 되기 일쑤인데(스스로도 나를 그렇게 질책하는데), 여기에서는 시간을 내가 원하는대로 보낼 수 있다. 점심시간이라서 점심을 먹는게 아니라, 배가 고파져서 밥을 먹고, 아직 해가 떠 있고 밤이 되기 전까지 시간은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돌아다니고 싶으면 여기까지만 걸으면 된다. 게으른듯 보이지만 오히려 정신은 온전해지고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저녁을 먹기 전에 잠시 숙소에서 쉬기 위해 다시 숙소로 향했다. 머릿속으로 기억하는 길의 잔상이 아직 남아 있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다. 중간에 나타나는 수크(노마드 표지판의 왼쪽 수크)가 큰 이정표가 되었다. 속으로는 조금 헤매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집으로 돌아가듯 리야드로 와, 내 방으로 올라가서 짐을 풀고 쉬었다. 에어컨과 음악을 켜두고 흥얼거리면서 남자친구와 통화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옥상에 올라가서 테이블에 앉아 그림을 끄적이기도 했다.




쿠킹클래스의 여파로 배가 꺼지지 않았는데 7시쯤 되니 배가 슬슬 고파졌다. 오늘은 아사드와 아나스가 추천한 오스카 프로그레스(Oscar Progress)를 가 볼 참이었다. 자마 엘 프나 광장을 지나서 더 가야 했는데, 야시장의 여전한 모습도 구경했다. 마치 우리동네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겨우 찾아간 오스카 프로그레스! 현지인이 추천한 맛집답게 관광객보다는 현지인이 많았다. 동양 여자가 와서 주문을 하겠다고 손을 드니 굉장히 신기한 눈으로 쳐다봤다. 나는 그렇게 쳐다보는 이 사람들이 신기했다. 쿠킹클래스의 영향으로 저녁 메뉴는 소고기 스테이크로 시켰다. 무슨 고기를 이렇게 맛있게 굽는지, 버터에 굽고 소금만 뿌린 것 같은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게다가 파인애플 맛 음료수까지! 얼마나 맛있었는지 사진이 1도 없다. =_=..




돌아오는 길에 한 헤나! 아주머니와 가격 흥정을 하다가 텐! 이러길래 10디르함인줄 알고 오케이 라고 했더니, 다 하고 나서 10유로란다. 모로코 물가에서 10유로면 100디르함 정도인데, 헤나 한 번에 100디르함은 말도 안되는 가격이다. 난 최대한 안타까운 얼굴로 디르함인줄 알았다고 말했고, 지갑을 보여주며 13디르함을 건네 주었다. 작년 런던에서 공짜로 그린 인도 헤나보다 예쁘지도 않은데 100 디르함이나 낼 생각은 추호에도 없었고 말이다.



돌아오니 아브도와 아사드가 있었고, 같이 얘길 하다가 그들이 점심에 먹었던 레스토랑의 감자튀김에 대해 얘기했다. 오늘 먹은 곳인데 정말 맛있었고 괜찮다면 내일 같이 먹으러 가자고 했다. 그래서 내일은 숙소에서 저녁을 먹고 싶다고 말하니, 내일(수요일)은 카디자가 쉬는 날이랬다!!ㅜㅜ 그래서 쿠킹클래스가 안되는 날이 있었군.. 어쨌든 그리하여 다음날에는 마라케시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먹으러 함께 가기로 했다. 그 때 아사드가 말하던 ‘박’씨 한국인이 왔다. 키가 큰 아저씨였다.


사막투어를 마치고 와서 오늘 하루 자고 다음날 스페인으로 가신다고 했다. 이런저런 얘길 하고 있으니 아사드와 아브도가 자리에 앉아 얘기하라고 의자를 내줬다. 리야드 로비에서 얘길 하는데 세상 참 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분은 광화문 KT에서 근무하시던 것! 나는 종각에 있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고 했다. 그리고 사막투어 할 때 주의할 점이나 각오할 점(?) 등을 얘기해주시곤 내일 간식거리를 챙겨주신다고 했다. 아브도가 타 준 민트티를 다 마시고 내 방으로 올라왔다. 벌써 10시가 다 되어갔다.





침대 머리맡 테이블에는 열쇠와 자물쇠, 팔찌 등을 놓았고 물과 음료수도 놓았다. 여기 오래 있지는 못하지만 이 자리는 이런 것을 두는 자리로 정했다. 머리맡 등은 켜놓고 침대 커튼을 내렸다. 은은한 불빛이 천장을 메꾸고 잠들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 날 침대 밑에서 뱀이 나와서 내 양쪽 종아리를 물어버리는 꿈을 꿨다. 아프지도 않고 피도 나지 않았지만 여간 놀란게 아니었다. 찾아보니, 좋은 꿈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혼자 여행하는 (겁 많은)사람으로서는 꽤나 불안했다. 게다가 모레는 사막투어도 하는 날인데..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며 다시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