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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이야기/일본

[닛코日光] 도쿄여행 6일차(2)_주젠지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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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코日光] 도쿄여행 6일차(2)_주젠지 호수



1월의 도쿄는 한국의 늦가을 같았고 닛코는 그냥 초겨울 날씨였다. 주젠지 호수는 추울 것 같아 여행 막바지에 처음 목도리를 꺼내 두르고 다시 료칸을 나섰다. 날씨가 정말 끝내줬다! X)




구름이 많아서 자기들끼리 뭉치는 바람에 그늘진 곳들도 보인다. 구름이 꼭 손에 잡힐 것 같았다.




이 주변을 지나가면서 여러번 보게 되는 신쿄. 닛코는 일본 불교 중 하나인 천태밀교의 발상지라고 한다. 닛코를 산악신앙의 중심지로 만든 쇼도대사가 급류 때문에 발이 묶이자 강을 건널 수 있게 빌었고, 붉은색과 청색 뱀이 나타나 다리 구실을 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신쿄는 '뱀다리'라는 별명이 있다. :) 




7번 신쿄 정류장에서 주젠지호수로 가는 주젠지 온천행 버스 시간표이다. 12시에 도착해서 10분 차를 기다렸는데 오질 않았다. 13시 30분까지 기다려야하나? 하고 막막해하며 20분 정도 기다리고 있으니 큰 관광버스가 도착했고 '주젠지행'이라고 쓰여있기에 얼른 탔다. 시간표가 그닥 정확하진 않은 것 같다.. 올닛코패스를 보여주면 900엔이 넘는 버스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꼬불꼬불하고 가파른 산길을 엄청난 운전 실력으로 운행하시는 버스 기사님. 운전도 잘하시는데 친절하시기까지.. 아저씨만 믿고 갑니다.




주젠지호수 정류장에 내리니, 굉장한 햇살과 바람이 나를 반겨주었다. 한국 겨울보다 몇 배는 추운 것 같았다. 패딩에 목도리까지 했음에도 불고하고, 엄청난 찬바람때문에 모자를 쓰고도 패딩 모자를 또 써야할 정도였다. 멀리서 보면 이마만 보이는 사람.. 게다가 거의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은 상태였다.




이 한산함.. 이곳은 원래 이런 곳인건가.. 주젠지 호수 앞에 앉아서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들으려 했건만, 날씨는 빨리 어디에라도 들어가 있으라는 눈치였다. 나는 왜 이곳에 온 것인가ㅜㅜ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지는 호수의 풍경을 보니, 추운 것도 잠시(정말 잠시) 잊을 수 있었다. 파랗고 푸르고 푸르스름한 물결이 햇빛에 반짝였다.




저 분은 이미 날씨를 알고 계셨는지 장갑을 끼고 여유 있게 카메라 셔터를 누르신다. 나는 손이 진짜 얼음으로 맞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꼭 찍어야 할 때가 아니면 카메라를 들지 않았다. 




여기에도 큰 도리이 건축물이 있다. 빨간색이 참 색감이 좋다.



오리배는 밝은 표정이 무안하게 모두들 정박되어 쉬고 있다. 어차피 오리배는 겨울 시즌 동안 운영하지 않아 탈 수 없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바람이 너무 차고 강력해서 저 오리배 속에 잠시 앉아 있고 싶었다.


 


이 귀여운 유럽풍 음식점도 휴무




맛있는 당고 집도 휴무. 쭉 늘어선 가게들이 죄다 휴무이다. 




호수 건녀편에는 호텔로 보이는 건물들이 있다. 저기까지 걸어가다간 난 얼어 죽을 것만 같았다.




길가에 사람이 없다. 린노지는 공사중이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한 주젠지 호수는 거의 폐쇄 상태이고.. 날씨만 좋지 내 기분은 별로인 것 같았다.



그래도 하늘은 정말 파랗고 햇살은 아름답다.





마지막 호수 풍경을 촬영하고 버스터미널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 몇몇 사람들이 어떤 가게에서 나오고 있었고, 라멘 집인 것 같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외국인들도 몇몇 보이고 현지인들도 보였다. 여기 있느라 바깥에선 한 명도 안보였나. 이 가게는 주젠지 호수 앞쪽에 있었는데, 관광버스가 이쪽으로 운행을 해서 오늘 가게를 열었나보다. 이렇게 햇살이 따뜻하게 들어오는 자리에 앉을 수 있다니, 여행의 행복은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메뉴를 보는데 아무 설명도 없는 ラーメン이 눈에 띄었다. 가장 저렴했기 때문.. 700엔이었는데,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가게라 왠지 일본 현지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할머님에게 여쭤보니, 그냥 보통 간장을 베이스로 한 라멘이라고 하셨다. 기대를 안했는데 이렇게 나온 폼새부터가 굉장했다. 국물을 한 입 호르륵 하니, 온 몸의 추위가 싹 풀리는 듯했다. 짭조름한 맛과 구수한 맛이 함께 베어 있었고 면은 탱글탱글.. 게다가 차슈도 맛있고 버섯은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 한 입 한 입 먹으면서 '감사합니다ㅠㅠ'하는 심정이었다. 따뜻하고 맛있었다..


주젠지 호수는 정말 춥고, 사람도 없는데다가 기념품 가게라곤 2곳만 열려있는 허무한 곳이어서 서글펐다. 하지만 마지막에 이런 맛있는 라멘을 맛볼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주젠지 호수는 정말 잊을 수 없는 곳이 된 것 같다. 다음에 방문할 때에는 제대로 중무장 하고 방문해주마.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