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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이야기/일본

[닛코日光] 도쿄여행 5일차(1) 닛코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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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코日光] 도쿄여행 5일차(1) 닛코 가는길

- 2016.01.06






여행 5일차에는 고모할머니댁에서 나와 닛코로 가는 날이었다. 가져갈 짐이 어마어마한데다가 마치다에서 아사쿠사로 가는 것도 오래걸리기 때문에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고모할머니도 나를 보내면서 걱정이 되셨는지, 아침밥으로 내가 좋아하는 카레우동을 해주셨다. 오븐에서 구운 따끈한 고구마도 함께 X) 




아사쿠사 여행자센터에서 닛코로 가는 기차 티켓을 사면, 함께 넣어주는 팜플렛들이 있다. 패스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나와있는 종이를 펼치면 닛코로 가는 열차 종류와 각 열차종류에 따른 시간표가 안내되어 있다. 나의 경우 고모할머니댁을 나오는 것이 너무 섭섭해서 최대한 늦게 출발하려고 열차 시간을 12시대로 정했다. 열차를 탈 때에는 시간을 예약할 필요는 없고 그 때 그 때 오는 열차에 탑승하면 된다. 





일반열차, 특급열차에 따른 시간표 안내 종이이다. 토부 아사쿠사역에서 출발할 때, 그리고 아사쿠사로 돌아오는 시간표까지 나와 있다. 휴일에 따라 운행 시간이 다르니, 모바일로 확대해서 보면 참고할 수 있다.





올닛코패스를 보여주고 탑승장으로 들어왔다. 12시 40분에 있던 열차는 all-stop 열차였다. 닛코로 가려면 5번이나 6번 칸에 타야 한다. 중간에 앞 부분은 쪼개진다고 한다. 그런데 타고 가는 내내 쪼개지는 느낌은 전혀 들지 못했다. 일반열차는 객실에서 벤또를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저기 보이는 매점에서 미리 사서 탑승하면 된다. 물어보니 열차 내에서 먹어도 된다고 한다. :) 매점에서 내가 산 벤또는 1,000엔 정도 했던 것 같다. 도시락 값으로는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뚜껑을 열어보곤, 가격에 수긍했다.




색깔은 예쁘지만 민망하게 마주보게 되어 있다..무궁화호 어딨니 그립다.




가족 나들이를 가나보다. :) 두근두근 열차여행이다!




아사쿠사에서 닛코로 가는 일반열차는 all-stop이었기 때문에 아사쿠사 스카이트리도 들른다. 출발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사쿠사 스카이트리가 보였다. :D 날씨가 좋지 않아 약간 회색빛이다. 그동안은 도쿄 날씨가 굉장히 좋았었는데, 닛코로 가는 날 흐려서 다행이었다. 



눈치 보느라 아직 먹지 못하고 있는 어여쁜 도시락. 그림의 떡이 따로 없다. 


all-stop 열차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고, 꼭 지하철 같았다. 그래서 도저히 벤또를 먹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앞에 앉은 일본인들에게 여기서 음식물을 먹어도 되는지 물어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다는 대답을 들었지만, 사람 자체도 많지 않았고 뭔갈 먹는 사람들은 찾기 힘들었다. 그런데 앞에 앉은 그 사람들이 부스럭 부스럭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_* 




앞쪽에서 미미한 음식 냄새가 나고, 열차도 도심을 벗어나 신나게 달릴 때쯤, 나도 용기를 내어 뚜껑을 열었다. 오마이갓, 비주얼만큼이나 훌륭한 냄새가 풍겨왔다. 일본 벤또에서는 김치냄새나 불고기냄새처럼 자극적인 냄새가 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명란의 고운 자태와 연어, 야키니쿠, 표고버섯, 달달한 계란말이 등이 식욕을 자극해왔다. 중간 중간 사람들이 탑승할 때에는 언제 먹었냐는듯, 뚜껑을 닫고 안먹은 척 하는 이상한 짓도 했지만 무사히 다 먹어치웠다. XD 구성도 최고, 맛도 최고! 이러니 도시락 값이 만원이 넘지.. 이해가 된다. 




한참을 달렸다. 거의 3시간은 달린 것 같다. 배도 부르고 기차 안은 따뜻해서 꾸벅꾸벅 졸았다. 잠깐 눈을 떠보니 눈 앞에 일본의 시골 풍경이 보였다. 닛코에 거의 다 와가는 것 같았다.




기차는 무사히 토부 닛코역에 도착. :) 열차 모습은 낡았지만 튼튼해보였다. 여기까지 잘 데리고와줘서 고맙다 일반열차야. 




역 앞에 있는 세계유산순회버스 정류장에서 2C 버스를 타고 올닛코패스를 보여줬다. 예약한 료칸이 있는 81번 정류장(ホテル 清晃苑前)에 내리려고 했는데, 그날따라 기사 아저씨에게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물어보았더니, 오늘은 그쪽에 서지 않는단다. 나니??? 오늘 수요일인데? 휴일도 아닌데 어찌해서?? 라는 물음이 가득했지만, 아저씨의 "오늘은 거기 서지 않으니, 7번 신쿄 정류장에 내려 걸어가세요"라는 속사포 같은 말을 주워 듣고 그리 하기로 결정했다. 얼마나 많이 걷겠어 라는 생각은 아주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7번 정류장 신쿄(神橋)에서 내려 구글맵으로 네비게이션을 켜보니, 앞으로 걸으라고 나왔다. 500m도 채 되지 않는 거리였는데 뭔가 이상했다. 앞으로 쭉 가면 산이 하나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엄청난 계단들이 즐비한 산이. 뭔가 잘못됐겠지 하며 산 바로 앞까지 걸어갔지만, 구글맵은 이 계단을 걸어 올라가라는 안내를 했다. 돌덩이 같은 짐가방 2개를 들고 계단을, 그것도 끝도 보이지 않는 계단을 올라가는 것은 문제가 심각했다. 옆으로 보니, 차도가 있고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길이 있어 그쪽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웬일ㅋ.. 엄청난 오르막길이었다. 


걷느라 사진도 찍지 못했지만 바로 코 앞에 있는 목적지까지 엄청난 오르막길을 오르며 10분동안 사투했다. 이를 악물고 한국인의 정신을 외치며 지나가는 차들을 뚫고 겨우 료칸으로 가는 숲 입구에 들어섰다. 나는 내 한계를 또 한 번 이겨낸 것 같다.




온 몸에 땀이 흐르고 손은 부들부들 떨렸다. 드디어 만나게 된 소중한 이 료칸은 익스페디아에서 예약했던 '닛코 토칸소(Nikko Tokanso)호텔'이었다. 닛코는 주젠지와 함께 온천으로 유명하다. 이곳 또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료칸인데, 호텔이라기보다는 오래 되고 전통 있는 료칸 분위기었다. 


여행을 떠나오기 전, 문의 사항도 있고 예약 확인을 하려고 전화를 걸었는데 직원들이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일본어로 말하면, 애매하게 무시당할 것 같아 영어로 문의를 했는데 대략 난감이었다. 결국 영어 가능한 사람이 없냐는 말로 일본어를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일본어로 문의를 하게 됐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일본어를 써보겠어.. 하는 생각으로ㅜ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료칸 로비. 리셉션 데스크도 여기 있었다. 투숙객이 많지 않아 료칸을 관리하는 인원이 적어보였다. 그래서 나는 몇 분간 로비에 앉아있었는데, 잠시 후 전화 통화로만 듣던 목소리의 남자직원이 도착해 예약 확인을 도와줬다. 직원들이 세심하지는 않았지만 모두 악의 없이 친절했다. 


료칸에 도착해서 방을 안내 받고 나니, 오후 4시가 다 되고 있었다. 바깥은 해가 져 어둑어둑해지고 있었고 호텔 근처에 있는 도쇼구 및 관광지들은 문을 닫을 시간이었다. 온천이나 실컷 즐기고 가이세키 요리나 먹어야겠다는 마음으로 방안에서 뒹굴었다. 


닛코 토칸소 료칸의 이용 후기는 다음 여행기로 이어진다. :)